두발자전거

또래 아이들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두발자전거를 배워서 지금은 날아다니건만 내(아니면 마누라의) 운동신경을 닮아서인지 초등학교 3학년까지 동네 친구들의 놀림을 받으며 4발 자전거를 타던 이경이… 4학년 들어서면서 외할머니께서 구해(?)주신 2발 자전거를 배워보겠다고 온 가족이 나서서 가르쳤건만 그 운동신경이 어디 갈까… 두 살 어린 동생 이선이가 배우다가 넘어져서 앞니와 입술을 다치는 부상까지 입은 후에는 나도 자포자기, 그냥 나중에 시집가서 남편한테 배워라… 몇 달을 쉬다가 30도를 훌쩍 넘긴 어제 갑자기 이경이를 안양천에 끌고(?) 가서 다시 시도했다.

나는 내 생애 처음으로 두발자전거를 타게 된 날을(7세 때 처음으로 연날리기에 성공한 날과 더불어), 그날의 그 기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초등학교 2학년 봄, 다들 가르쳐 주시다가 포기했는지 아니면 내가 무모했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혼자서 돈 주고 빌린 자전거로 골목 내리막에서 몸을 던지기를 수차례… 성공하고 나서의 그 환희! 여기저기 까지고 멍든 그런 상처의 아픔 따위는 아무렇지도 않게 만드는 그 기쁨을 이경이가 느낄 수 있을까?

더위 때문인지 아무도 없는 후끈 달아오른 인라인 트랙에서 자전거를 잡아주며 위태위태하게 돌기를 몇 바퀴째, 손을 살짝 놓았더니 이경이가 불안한 자세지만 중심을 잡고 자전거를 탄다. 드디어 해냈구나(이경이 말고 나 – 애 자전거 가르친 내가 더 자랑스러움)라는 생각이 스치기도 전에 내 손에서 벗어나 혼자 힘으로 중심을 잡고 달리며 힘차게 자전거를 타는 이경이의 뒷모습이 점점 작아지더니 곡선트랙을 돌아 사라진다. 내가 안 잡고 혼자 타고 있다는 걸 알까? 아마 알겠지. 그러나 이젠 그런 건 중요하지 않겠지?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내가 언제 두발자전거를 못 탔느냐는 듯이 당당하게 가버린다.

그렇게 멀어지던 이경이의 뒷모습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마치 내 품에 있던 아이가 갑자기 거친 파도를 헤치며 망망대해를 향해서 항해를 떠나는 느낌 같다. 잡을 수도 없고 말릴 수도 없다. 그래서도 안 된다.

딸아이들이 나중에 결혼하면 이런 기분이 들게 되는 걸까…?



자전거
공식 두발자전거 라이더 기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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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에 들뜬 아이들을 5분 이내에 잠들게 만드는 방법

크리스마스 이브에 잠 안자고 있거나 자다가 깨서 산타할아버지와 눈이 마주치면 산타할아버지가 잡아간다. 그래서 지금까지 산타할아버지를 본 아이가 단 한명도 없는 것이다. 잡아가서 죽이거나 잡아먹지는 않지만 요정으로 만들어서 평생 장난감 만드는 일을 해야한다. 좋은 점은 평생 어린이로 살면서 맛있는 걸 마음껏 먹고 매일 재미있는 장난감을 만드는 일을 한다는 것이고, 나쁜 점은 다시는 부모나 가족을 만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