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패션 vs 목동 패션

큰 딸 이경이가 다니는 안과가 삼성동 코엑스 근처에 있습니다.
양천구 사는 아이가 눈에 무슨 큰 문제가 있어서 삼성동에 있는 안과에 다니냐구요? 모든 사람이 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마찬가지겠지만 큰 딸 이경이는 독서량이 워낙 많아서 시력과 눈 건강에는 제가 신경을 조금 쓰는 편입니다. 삼성동 안과에 아이들 눈을 잘 봐주는 명의가 있어서가 아니고 친한 대학 동기인 탁장환 군의 매형이 그 안과 병원 원장이라서 거기까지 갑니다. 거기 가면 뭐가 다르냐구요? 사실 별 거는 없습니다. 병원은 사실 백내장이나 라식 수술같은 수익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꽤 규모가 큰 병원인데 아이들을 데리고 가면 매형께서 바쁘신 와중에도 처남 동기라고 각별히 봐주시는 편입니다.

아이를 데리고 동네 소아과에 가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평균 진료시간이 채 몇분도 안 됩니다. 병원이라기 보다는 처방전 찍어내는 인쇄소 분위기죠. 그러다 보면 의사들이 자칫 중요한 것을 놓치기 마련이죠. 중병 환자들이 찾는 대학병원도 사실 별로 다른 분위기는 아닙니다.

자 이제 본론입니다.
약 10분간의 아주 긴(다른 병원에 비하면 그렇습니다!) 안과 진료를 마치고 마침 점심시간이라서 압구정동에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기로 하고 삼성동을 출발하여 대치동을 지나서 청담동을 지나고 있을 때, 뒷자리에 앉아서 거리를 바라보던 이경이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들 패션이 좀 이상해요.”

운전을 하던 저와 아내는 웃으면서도 당황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의 눈에도 자전거를 타고 장을 보러 다니는 아주머니들의 패션과 청담동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패션이 다르게 보이나 봅니다.

그래도 좋다, 나쁘다, 예쁘다, 화려하다, 부티난다가 아니라  ‘이상하다’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가슴을 쓸어 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