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은 금물

지난 12월 말일, 그러지 않아도 평소에 아토피와 기침때문에 정기적 진찰을 받던 이경이가 열이 나고 아파서 문을 연 동네 소아과 병원에 찾아 갔었다. 며칠 전 자꾸 토하고 열이 나는 등 장염 증세를 보인데다가 1월 1일은 문을 연 병원도 없을테니 미리 단도리를 한답시고 병원에 간 것이다. 의사의 진단은 뭐였더라… 편도선염? 인후염? 후두염? (도대체 인후염과 후두염의 차이가 뭔지 모르겠다. 그리고 솔직히 두 녀석이 하도 번갈아 비슷한 증세로 아파대니 이제는 막 헷갈린다)

아무튼 이경이는 병원 진찰 후 감기로 인한 기침 증세를 치료하는 항생제 및 감기약을 처방 받아 복용하던 상태였는데 황당하게도 12월 31일에는 멀쩡하던 이선이가 1월 1일에 41도가 넘는 고열로 응급실 신세를 지게 된 것이다. 언니가 아픈 통에 이선이에게 세심한 관심을 못 가져준 것을 나와 마눌은 내심 미안해 하고 있었다.

오늘은 지난 달 예약한 이경이의 서울대병원 진료일… 며칠 전 감기때문에 진찰과 처방을 받아서 급한 불 잘 끄고 있다고 생각하던 나에게 주치의가 하는 말: “이경이가 폐렴이 심하네요.”

이런…

원래 이경이가 아팠는데, 잠시 방심한 사이에 이선이가 아팠고, 이선이 아파서 방심한 사이에 다시 이경이가 폐렴에 걸린 것이다. 지난 12월 31일에 이경이를 데리고 동네 소아과에 갔었고, 1월 1일에 이선이를 데리고 응급실에 갔었고, 1월 2일 단 하루 병원에 안 갔었는데 1월 3일에 이경이 폐렴 진단을 받다니. 정말 황당하다. 엉엉 우는 아이 억지로 달래서 x-ray 찍고, 항생제(제기랄!)를 또 한보따리 처방 받아 병원을 나서는데 정말 황당하고 기가 막힌다.

새해 첫 날부터(그것도 애들 때문에) 계속 병원에 들락거리는게 화가 치밀어 올라 괜히 마눌에게 화풀이를 해댔는데 괜히 그랬나보다. 이젠 마눌까지 몸살에 걸려 버리고 말았다.

쩝…



It’s different

Yeah right, it is different!!!

스카이 다시는 안 산다.

내가 스카이 전화기를 처음 산건 1999년 초로 기억된다. New York에 있을때 쓰던 모토로라에 이어 국내에선 처음 사보는 손전화. 당시 핸드폰 하나 사면 5만원을 넘지 않았는데 내가 산 스카이는 거의 10만원 가까이 하는 고가품(?)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유치하지만 리모트 진동기 기능과 자동응답기능 등 당시로서는 괜찮았던 모델이었기에 비싸지만 눈 딱 감고 샀던걸로 기억된다. 뭐 이런 저런 일이 있었지만 휴대 전화로써의 기본적 기능을 그후 몇 년간 잘 사용했었다. 그러나 2003년 말 말썽을 부리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니 5년도 못 쓰고 망가진다는게 이상해서 AS센터를 찾았다. 그런데 이 놈의 전화는 살때와는 달리 AS 센터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 서울 시내에도 몇군데 없단다. 결국 고생해서 찾아간 AS 센터에서 하는 소리가 AS 기간은 이미 끝났고, 보드를 바꿔야 되는데 부품비가 35만원 정도되니 새로 사는게 나을거란다.

http://www.isky.co.kr/User/Product/ProductMerit.aspx?PrdID=IM-700

결국 통신사 무이자 할부로 새 전화기를 구입했는데 나는 순진하게도(아님 멍청하게) 또다시 스카이 제품을 사게되었다. 솔직한 얘기로 이유는 단 하나. 스카이라는 브랜드의 이미지(그리고 희소성)와 광고가 맘에 들었기 때문이다. 뭐 카메라 안달리고 단순한 디자인을 고르다보니 이 전화기를 골랐지만 스카이를 다시 골랐다는 건 큰 실수였다고 본다. 지금도 스카이 광고는 훌륭하다고 느낀다. 그러나 아무리 광고가 좋다고 그래도 제품이 거지같다면 어쩔 수 없는 노릇 아닌가… 그런데 이 놈의 전화는 2년만에 맛이 갔다. AS 센터 직원은 똑같은 말을 되풀이한다. AS 기간은 끝났고 보드에 크랙이 생겼으니 수리도 불가능하고, 보드 바꾸는 비용이 23만원이니 하나 새로 장만하는게 나을거란다. 전화부 등 데이터 백업? 그런거 안된단다.

http://www.isky.co.kr/User/Product/ProductMerit.aspx?PrdID=IM-6200

세상엔 와인과 같은 물건들이 있다. 나는 조금 비싸더라도 기왕이면 그런 물건들을 사고 싶다.
애플컴퓨터의 매킨토시들이 그렇고, 유럽산 자동차들이 그렇다. 오래되고 낡아도 마치 잘 익어가는 와인처럼 천박하지 않고 곱게 낡는다.
핸드폰에게 고장 없이(아니면 최소한 고장 나더라도 수리가 가능하게) 5년 이상 사용할 수 있기를 바라는게 진정 무리일까..

정초부터 이런 저런 스트레스 받는 일들이 많다. 그냥 액땜이라고 치자. 아무튼 내가 다시 스카이 전화를 사나 봐라. 다신 안 산다.



Happy New Year ER

이선이의 고열로 인해 새해 첫 날 밤을 서울대병원 어린이 응급실에서 보내다. 원인은 감기 및 인후염으로 인한 고열.

41도를 넘게 가리키는 체온계를 내 생애 처음으로 보게 해 준 15개월 된 딸아이가 걱정스러워 밤중에 응급실로 달려간 것이 잘못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막상 가보니 응급실 침대 하나를 차지하고 있는게 미안할 정도로 다른 아이들의 상태는 좋지 읺았다.

약을 한 보따리 받아들고 응급실을 나서니 시간은 2006년 1월 2일 새벽 4시. 새해 첫 날 밤을 그렇게 마눌과 둘째딸과 함께 보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