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사이트 차단 경험

얼마 전부터 time-lapse에 심취(?)해서, timelapse.org 사이트에 하루에 한두번씩 가고는 했습니다. 그런데 2~3일 전부터 갑자기 사이트가 안 뜨더라구요. 서버 장애가 있을 수도 있고 얼마 전 서버를 옮긴 것을 알기에 그러려니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게 사무실에서는 사이트가 안 뜨는데 집에서는 잘만 뜨더라구요. 사무실은 KT, 집은 단지넷(CJ)을 ISP로 사용합니다. 이상해서 KT를 사용 중인 이상원 님과 김수용 씨에게 사이트 접속을 부탁했더니 두 사람 다 접속이 안 된다고 그러더군요. 집에서는 계속 잘 되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100번으로 전화를 해서 상담원과 통화를 했고 기술상담팀으로 전화가 연결되었습니다. 기술상담팀에서는 보안관제팀에 알아보고 연락을 주겠다더군요. 기다렸더니 잠시 후 연락이 왔습니다. KISA(인터넷진흥원) 요청으로 해당 사이트 접속이 차단되어있는 상태라고 그러더군요. 아니, 성인사이트도 아니고 국가안보를 해치는 사이트도 아닌데 왜 차단했느냐고 물었더니 그런 거 모른답니다. KISA에서 공문이 오면 묻거나 따지지 않고 무조건 막는다네요. KISA에 있는 누가 어떤 법적인 근거와 권한으로 개인의 통신 권리를 제한하느냐고 물었더니 담당자는 없고, 침해대응센터 종합상황실에다가 문의를 하라더군요.

통화해서 문의한 결과는 이렇습니다.
해당 도메인을 막은 게 아니라 IP를 막았답니다. IP를 공유한 사이트 중에서 악성코드를 유포하는 사이트가 있어서 막아버렸다더군요. 그러면서 KT로 다시 공문을 보내서 IP 차단을(정확하게 말하자면 사이트 차단이 아니라 IP 차단입니다) 해제시켜 주겠다고 그러더군요.

여기서 드는 의문점들입니다.

  • 이런 식으로 마구 막아버리면 사용자들은 멀쩡한 사이트가 갑자기 접속이 안 될 경우 영문을 모르게 됩니다. 저는 컴맹이 아니지만(정말입니다) 며칠동안  해당 사이트에 문제가 있어서 접속이 안 되는 거라고 생각했으니 말입니다.
  • 악성코드에 노출되는 위험은 인터넷 사용자들이 감수하고 관리해야할 문제라고 봅니다. 이런 식으로 IP 막아봤자 어차피 사용자들은 각종 유해한 코드나 사이트에 노출되기 마련입니다.
  • 왜 KT에서만 차단했을까요? 정말 악성 코드때문에 막았다면 모든 ISP에서 다 막아야지, 단지넷이나 다른 ISP 사용자들은 악성코드에 노출돼도 괜찮은가요?
  • 막은 이유가 악성코드라면서 풀어달라고 금방 풀어줄거면 뭐하러 차단한 걸까요???

만일 국가에서 접속을 꼭 차단해야 할 사이트나 IP가 있다면 어떤 법적 근거와 이유 등으로 차단되었는지 사용자들에게 공지해야 한다고 봅니다. 간단한 사이트 하나 만들어서 현재 차단된 사이트와 IP의 리스트를 공개하고 사용자들이 검색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텐데 하는 짓들이 왜 이리도 중국스러운지 모르겠습니다.



“황당한 사이트 차단 경험”에 대한 한개의 댓글

  1. 제가 아는 바로도 이런 일은 비일비재합니다.

    전 금전적인 피해가 생길뻔한 경우도 있었으니까요.

    아무튼 뭐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시지 마시길… 본인만 손햅니다.

    아무튼 근거나 사유를 공개하는 건 찬성입니다. 적어도 당한 당사자에겐 답답함은 좀 덜하겠죠.

    그리고 일일이 전화해서 풀지 않도록 요청 버튼도 만들어 사유가 타당하면 풀어주도록 서비스해주시면 더욱 좋겠네요. ^^

    거 이런일로 매번 공공기관이나 기타 ARS센타에 직접 통화하기 짜증납니다. 늘 연결도 잘 안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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